고사성어

절치부심(切齒腐心)의 뜻과 유래

고사성어 이야기꾼 2024. 12. 15. 09:01

절치부심(切齒腐心)은 이를 갈고 마음을 썩인다는 뜻으로, 분하거나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이를 갈며 마음속 깊이 분노를 느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切 : 끊을 절
齒 : 이 치
腐 : 썩을 부
心 : 마음 심


한자급수3II급

이 고사성어는 사마천의 《사기》 자객열전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고사성어는 절치액완(切齒扼腕)이라고도 합니다. 그 유래에 대해 한번 알아볼까요?

중국 전국시대의 막바지, 진(秦)나라는 강력한 군사력과 정치적 술수를 통해 천하 통일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진나라에는 번어기(樊於期)라는 이름을 가진 장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뛰어난 용맹과 충성으로 진나라를 위해 싸웠지만, 진왕의 의심 많은 성격이 그의 운명을 비극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진왕은 번어기의 능력을 두려워하며 그가 반란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명분으로 번어기의 가족을 몰살시키고 번어기를 죽이려 했습니다. 

번어기는 가까스로 목숨을 건져 연(燕)나라로 도망쳤지만, 모든 것을 잃은 그의 마음은 분노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번어기는 자신의 억울함을 갚지 않고서는 삶의 의미가 없다며 복수를 다짐했습니다. 그는 이 분노와 결의를 “절치액완(切齒掊腕)”이라 표현하며, 이를 갈고 팔을 움켜쥐며 복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로 했습니다.

그는 연나라의 식객인 유명한 형가(荊軻)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번어기는 형가에게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복수의 뜻을 전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목숨까지도 복수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며 형가에게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형가는 그와 함께 진왕을 암살하기 위한 계획을 세웠습니다. 번어기는 자신의 목을 진나라 왕에게 바칠 "믿을 수 있는 선물"로 사용하라는 형가의 제안에 동의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직접 복수를 실행할 수 없더라도, 자신의 죽음이 복수의 기회를 열 수 있다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했습니다. 결국 번어기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그의 목은 연나라가 진왕에게 보내는 공물로 위장되었습니다.

형가는 번어기의 목과 지도를 선물로 바치며 진왕에게 접근했습니다. 진왕은 형가의 진심을 의심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형가는 진왕에게 칼을 겨눌 기회를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