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계일학(群鷄一鶴)은 "무리 지어 있는 닭 가운데 한 마리의 학"이라는 뜻입니다.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뛰어나게 두드러진 인물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사자성어입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삼국시대 위나라부터 동진이 멸망할 때까지의 역사를 기록한 진서(晋書)에 등장하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제, 군계일학의 배경이 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하겠습니다.
한자급수3II급
群 : 무리 군
鷄 : 닭 계
一 : 한 일
鶴 : 두루미 학
중국 위진(魏晉)시대에는 부패한 권력을 등지고 죽림에 모여 지내던 죽림칠현(竹林七賢)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노자와 장자의 무위자연 사상에 심취한 일곱 명의 지식인이었습니다.
그중 혜강은 특히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가진 인물이었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세상에 나서기를 거부한 탓에 왕의 미움을 사 결국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 당시 혜강에게는 열 살배기 아들 혜소가 있었습니다. 혜소는 시간이 흐르며 점차 아버지의 모습과 재능을 닮아가며 성장해 나갔습니다.
죽림칠현 중 한 사람인 산도는 세상으로 나와 벼슬살이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그는 진나라 무제 사마염에게 혜소를 재능 있는 인물로 추천했습니다.
산도는 무제에게 혜소를 추천하며 《서경》의 말씀인 "아버지의 죄는 아들에게 묻지 않는다"는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그는 혜강의 처형은 혜소와 무관하며, 혜소의 뛰어난 재능을 인정해 비서랑에 임명할 것을 권했습니다.
무제는 산도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혜소의 재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그는 혜소를 단순히 비서랑에 그치지 않고 더 높은 벼슬에 앉혀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혜소가 무제의 부름을 받아 길을 떠나던 날, 그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이를 보고 죽림칠현 중 한 사람인 왕융에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습니다.
어제 구름처럼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혜소를 처음 보게 되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혜소의 의젓하고 늠름한 모습은 마치 닭 무리 속에 있는 학과 같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혜강을 잘 알던 왕융은 그 말을 듣고 한마디 했습니다. 그는 혜소의 아버지 혜강이 훨씬 더 뛰어난 인물이었다며, 혜소와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닭 무리 속에서 학처럼 돋보이는 혜소의 모습을 통해 군계일학이라는 사자성어가 유래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두드러진 재능과 품격을 가진 인물을 비유할 때, 이 표현이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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