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양상군자(梁上君子)의 뜻과 유래

고사성어 이야기꾼 2025. 1. 2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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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군자(梁上君子)는 '들보 위에 도둑'이라는 뜻으로 도둑을 완곡하게 이르는 말입니다. 도둑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 않고 완곡하게 표현할 때 쓰이며, 때로는 속이 훤히 보이는 행동이나 교활한 사람을 비꼬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의 고전 역사서 후한서(後漢書)에 기록된 진식(陳寔)의 일화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이제 진식이 남긴 지혜로운 행동과 그 속에 담긴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한자급수3II급

梁 : 들보 량(양)
上 : 위 상
君 : 임금 군
子 : 사람 자

후한 시대의 진식(陳寔)은 학식이 뛰어나고 온화한 성품에 청렴결백함까지 갖춰 모든 이의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는 덕망과 인품으로 사람들을 이끄는 훌륭한 인물이었습니다.

그가 태구현(太丘縣) 현감으로 재임하던 어느 날 밤, 도둑이 그의 방에 몰래 들어왔습니다. 도둑은 천장 들보 위에 숨어들어 도둑질할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도둑의 움직임을 눈치챈 진식은 곧 의관을 단정히 갖추고 침착하게 행동했습니다. 그는 아들과 손자들을 불러 모아 바른 삶의 자세와 도리에 대해 차분히 훈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식은 자식과 손자들에게 사람이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올바른 삶을 살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착하지 못한 행동을 하는 사람도 처음부터 악한 존재는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진식은 잘못된 습관이 쌓여 성격으로 굳어지면 결국 나쁜 행동으로 이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는 들보 위에 있는 군자(梁上君子)가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도둑은 크게 놀라 당황한 나머지 들보 위에서 급히 뛰어내렸습니다. 그는 두려움에 떨며 이마를 바닥에 조아리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죽여 달라고 간절히 사죄했습니다.

진식은 그의 모습이 악해 보이지 않는다며, 생계가 막막해 이런 일을 저질렀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도둑을 부드럽게 타이르며 다시는 이런 행동을 하지 말라고 충고했습니다.

진식은 도둑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비단 두 필을 건네주며 조용히 돌려보냈습니다. 그 후 고을 안에서는 더 이상 사람들이 도둑질을 하지 않았고, 고을은 평온하고 질서 있는 분위기를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일화에서 유래한 '양상군자(梁上君子)'는 들보 위에 있는 군자라는 뜻으로, 도둑을 완곡하게 이르는 표현이 되었습니다. 이는 진식의 관용과 지혜로운 처신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 사회를 바르게 이끌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교훈적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