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구상유취(口尙乳臭)의 뜻과 유래

고사성어 이야기꾼 2025. 1.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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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유취(口尙乳臭)는 '입에서 아직 젖 냄새가 난다'라는 뜻으로, 말이나 행동이 아직 어리고 미숙하며 경험이 부족하다는 뜻입니다. 주로 나이가 어리거나 생각이 깊지 않은 사람의 미숙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할 때 사용합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 전한(前漢) 시대의 역사가인 사마천(司馬遷)이 지은 역사서인 사기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이 유래와 관련된 내용을 이제 알아보겠습니다.

한자급수3급

口 : 입 구
尙 : 오히려 상
乳 : 젖 유
臭 : 냄새 취

초한전쟁(楚漢戰爭) 시기, 한나라 고조 유방에게 복종했던 위나라 왕 표는 정세가 불안해지자 기회주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그는 상황에 따라 자신의 입장을 바꾸며 행동했습니다.

유방이 팽성 전투에서 항우에게 크게 패하자, 위나라 왕 표는 이를 기회로 삼았습니다. 그는 부모의 병간호를 핑계로 수도 평양(平陽)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그의 진짜 의도는 단순한 병간호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황하의 나루터를 차단해 유방의 군사 이동을 방해하고, 결국 유방을 배신해 항우의 편에 서려는 계략을 꾸몄습니다.

이에 격분한 유방은 위나라의 배신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그는 명장 한신(韓信)에게 위나라를 정벌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출병을 앞둔 한신은 모사인 역이기(酈食其)에게 위나라 군대의 상황을 자세히 물었습니다. 이에 역이기는 위나라 군대의 대장이 백직(白稷)이라는 인물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유방은 백직을 구상유취(口尙乳臭)에 불과한 미숙한 인물이라며 비웃었습니다. 그는 백전백승의 한신이라면 그런 상대쯤은 쉽게 제압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유방은 한신의 뛰어난 전략과 군사적 능력을 깊이 신뢰했습니다. 그는 백직이 감히 한신을 상대할 수 없다고 굳게 믿었습니다.

유방의 예상대로 한신은 신속하고 치밀한 전략으로 위나라 군대를 완전히 격파했습니다. 그는 위나라 왕 표를 사로잡아 유방에게 압송했습니다.

굴복한 위나라 왕 표는 목숨을 구걸하며 용서를 빌었습니다. 유방은 처음의 분노를 거두고 그를 용서한 뒤 형양(滎陽)의 방어를 맡기며 너그러움을 보였고, 이는 그의 뛰어난 용인술(用人術)과 포용력을 드러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유방이 구상유취(口尙乳臭)라며 백직을 평가한 모습을 통해 그의 안목과 한신의 전략, 포용력을 보여줍니다. 이는 구상유취가 미숙함을 뜻하는 대표적인 고사성어가 된 배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