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중구난방(衆口難防)의 뜻과 유래

고사성어 이야기꾼 2025. 1.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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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난방(衆口難防)은 '여러 사람의 입은 막기 어렵다'는 뜻으로, 각자 제각기 다른 의견이나 말을 하여 혼란스러운 상황을 표현하는 사자성어입니다. 주로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태를 묘사할 때 사용됩니다.

이 고사성어는 중국의 역사서인 사기(史記)와 좌전(左傳)에 기록된 내용에서 유래했습니다. 이제 그 구체적인 이야기를 알아보겠습니다.

한자급수4II급

衆 : 무리 중
口 : 입 구
難 : 어려울 난
防 : 막을 방

주나라의 여왕(厲王)은 국정을 비방하는 자를 처형하며 밀고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거미줄처럼 촘촘한 정보망으로 백성들을 억압하며 공포 정치를 펼쳤습니다.

공포정치로 인해 백성들은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여왕은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중신 소공(召公)에게 자신의 정치를 자화자찬했습니다.

소공은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둑으로 물을 막는 것보다 더 어렵고, 결국 큰 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충고했습니다. 그는 백성을 다스리는 자는 백성들이 마음 놓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간곡히 충언했습니다.

여왕은 소공의 간곡한 충언에도 불구하고 이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했습니다. 결국 백성들의 봉기가 일어나 여왕은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여왕이 쫓겨난 뒤, 주나라는 신하들이 협의하여 정치를 운영하는 공화정(共和政) 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이 공화정은 여왕이 죽을 때까지 14년 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춘추시대 송나라의 관리 화원(華元)은 성을 쌓는 일을 독려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적국의 포로였다가 풀려난 사실이 알려지자, 일꾼들로부터 비난과 조롱을 받았습니다.

화원은 주나라 여왕의 고사를 떠올리며 사람들의 입을 막기 어렵다는 뜻인 중구난방의 교훈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작업장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주나라 여왕의 사례와 춘추시대 화원의 경험은 중구난방의 교훈을 잘 보여줍니다. 사람들의 입을 억누르려는 시도는 오히려 큰 화를 초래하며, 진정한 리더는 백성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말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여왕의 공포정치는 결국 몰락을 불러왔고, 화원은 이를 교훈 삼아 논란을 피하는 지혜를 발휘했습니다. 이처럼 중구난방은 의견을 억압하기보다는 이를 수용하고 조화롭게 다스리는 중요성을 일깨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