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록위마(指鹿爲馬)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으로, 명백한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꾸며 강압적으로 인정하게 만드는 행위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사자성어입니다.
이 말은 주로 권력자가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제거하거나, 거짓을 진실로 왜곡해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는 상황을 나타낼 때 사용됩니다. 이 고사성어는 진나라 간신 조고의 이야기에서 유래되었습니다.
한자급수3급
指 : 손가락 지
鹿 : 사슴 록
爲 : 할 위
馬 : 말 마
진시황 사후, 간신 조고(趙高)는 혼란의 중심에 서서 진나라 조정을 장악하려는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는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교묘한 계략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먼저, 진시황의 후계 구도에 개입해 황제의 장남 부소와 명장 몽염을 제거했습니다. 그는 가짜 유서를 날조해 부소에게 자결을 명령했고, 충성스러운 몽염도 반역자로 몰아 죽음으로 몰았습니다.
이렇게 길을 닦은 조고는 진시황의 어리석은 아들 호해를 황제로 옹립했습니다. 호해가 황제가 되자 조고는 그의 신임을 얻어 승상의 자리에 오르고 조정을 장악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권력이 아직 확고하지 않다고 여긴 그는 신하들이 자신에게 충성하는지 시험해보고자 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기묘한 계책을 고안해 신하들을 떠보기로 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사슴 한 마리를 끌고 황궁으로 들어가 황제에게 그것을 가리켜 말이라고 했습니다. 황제 호해는 의아해하며 그것이 분명 사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고는 태연하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으며 그것이 분명 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는 신하들을 둘러보며 황제와 신하들에게 그것이 말인지 사슴인지 물으며 반응을 살폈습니다.
신하들은 조고에게 아부하며 그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과 정직하게 사슴이라 말하는 사람으로 나뉘었습니다. 조고는 이를 통해 자신에게 충성하는 이들과 반대 세력을 명확히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조고는 반대했던 신하들을 반역자로 몰아 추방하거나 처형하며 자신의 권력을 강화했습니다. 그 결과, 조정에서는 그의 명령에 반대하거나 진실을 말할 용기를 가진 이들이 모두 사라졌습니다.
조고는 탐욕과 권력 남용으로 호해를 조종해 나라를 혼란에 빠뜨린 뒤, 결국 스스로 황제가 되려 했습니다. 그러나 황제에 오르기 직전 지진이 발생하자 이를 하늘의 경고로 여겨 두려움에 사로잡혔습니다.
조고는 황제 자리를 포기하고 황족 자영에게 양위하려 했으나, 자영의 부하 한담에게 암살당했습니다. 그의 죽음으로 추방당한 신하들이 반진 세력에 합류하며 결국 진나라의 멸망을 초래했습니다.
이 사건은 진나라 조정의 부패와 권력 남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명백한 거짓을 진실로 만드는 권력의 위험성과 맹목적 복종이 초래하는 비극을 잘 보여줍니다.
조고의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한 사건은 권력을 시험하며 진실을 왜곡해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한 상징적인 계략이었습니다. 이는 권력 남용이 불러오는 혼란과 진실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역사적 교훈으로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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