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구도(鷄鳴狗盜)는 "닭 울음소리를 내는 사람과 개처럼 도둑질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겉으로는 하찮아 보이는 작은 재주도 때에 따라 큰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사자성어입니다. 주로 교활하거나 비천한 수단을 사용해 목적을 이루는 사람을 비유하기도 합니다.
이 사자성어는 중국의 전국시대의 이야기에서 기원했으며 사마천의 사기 맹상군열전에 나오는 말입니다.
어느 날, 제나라의 명재상 맹상군 집에 식객 두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맹상군이 그들에게 무슨 재주가 있냐고 물었더니, 각자 개 흉내와 닭 울음소리를 잘 낸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말을 들은 다른 식객들은 크게 비웃었지만 맹상군은 그러한 재주라도 나중에 쓸모가 있을거라 말했습니다.
얼마 후 왕의 명령으로 맹상군은 진나라에 가게 되었습니다. 진나라 소양왕은 맹상군의 인품에 반해 재상으로 삼으려 했지만 신하들은 그가 제나라 사람이라며 없애버리자고 했습니다.
이에 불안감에 빠진 소양왕은 맹상군을 가두었습니다.
맹상군은 동행한 한 식객을 통해 소양왕의 후궁인 연희에게 도움을 요청했는데, 연희는 그 대가로 귀한 호백구를 요구했습니다.
맹상군은 이미 호백구를 소양왕에게 선물로 바친터라 좌절하고 말았는데 개 흉내를 잘 내는 식객이 다음날 호백구를 떡하니 들고 나타났습니다.
어떻게 가져왔는지 물으니 개 흉내를 내서 들키지 않고 왕성에 잠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후궁 연희의 간청으로 풀려난 맹산군이 도망가던 중 함곡관까지 도착했지만 함곡관은 새벽에 첫닭이 울기 전까지 관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이 때 한 사람이 나서서 닭 울음소리를 흉내내자 착각한 수문장이 문을 열어줘서 맹상군은 간신히 제나라로 돌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계명구도는 쓰임에 따라 뜻이 달라집니다. 학문이 깊지 않으면서 잔재주만 지닌 사람을 가리킬 때는 부정적 의미가 크지만, 하찮은 재주라도 어딘가에 쓸모가 있다는 뜻으로 쓰일 때는 긍정적 의미가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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