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조령모개(朝令暮改)의 뜻과 유래

고사성어 이야기꾼 2024. 12. 15. 08:04

 

조령모개(朝令暮改)는 '아침에 내린 명령을 저녁에 고친다'는 뜻으로, 법령이나 정책이 자주 변경되어 일관성이 없음을 비유하는 사자성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조변석개(朝變夕改)라고도 합니다. 의미에는 별차이가 없지만 조령모개는 정치에 많이 쓰인다면, 조변석개는 개인적인 상황까지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의미로 쓰입니다.

朝 : 아침 조
令 : 하여금 령
暮 : 저물 모
改 : 고칠 개

한자급수3II급

이 조령모개는 가의의 논귀속소라는 상소문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중국 전한(前漢) 시대, 문제(文帝) 시절에 가의라는 젊고 재능 있는 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학식으로 박사라는 관직에 올랐고, 문제 황제의 신임을 받았습니다.

당시 한나라는 흉노족의 침략과 내부 혼란,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백성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었습니다.

가의는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여겨, 백성들의 삶을 개선하고 국가의 안정을 이루기 위해 상소문을 올렸습니다. 그 상소문이 바로 '논귀속소'입니다.

가의는 상소문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부역이 너무 가혹하여 작은 농가에서도 가족들이 생업을 포기하고 부역에 나서야 합니다. 세금과 부역의 시기가 일정하지 않아 백성들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합니다.

심지어 재난을 당한 이들에게도 동일한 부담을 지우고 있습니다. 아침에 내린 명령이 저녁에 바뀌니(조령모개), 백성들이 혼란에 빠지고 있습니다."

그는 농업을 진흥하고, 부역과 세금을 조정하며,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이러한 제안을 통해 백성들의 부담을 줄이고 국가의 근본을 튼튼히 하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급진적인 생각과 젊은 나이로 인해 보수적인 관료들의 반발을 샀고, 결국 지방으로 좌천되어 장사왕태부로 임명되었습니다. 가의는 그곳에서 33세의 젊은 나이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가의의 상소문과 사상은 후대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특히 '조령모개'라는 표현은 정책의 일관성 부족이 얼마나 큰 혼란과 고통을 초래하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그의 이야기는 오늘날에도 정책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사회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주는 교훈이 되고 있습니다.